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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7-0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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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오역의 제국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

기사입력 2013-11-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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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실을 왜곡하고 인류의 知的성과물을 파괴한 오역사례들

 

『이 책을 읽게되면 한 언어가 다른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의미와 정보를 잃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해 사실이 왜곡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국내에선 소크라테스, 히포크라테스, 마키아벨리, 아담 스미스, 마르크스, 칸트, 다윈, 맬서스, 루소, J.S.밀, 니체, 케인즈,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촘스키, 지젝 등 세계적인 사상가나 철학자, 이론가, 학자들의 주요 명언이나 저서, 전기, 이론, 학설이 일부 오역 또는 왜곡돼 있다.

 

섹스피어, 괴테, 제임스 조이스, 모파상, 헤밍웨이, 카프카, 솔제니친, 생텍쥐페리 등 저명 작가들의 작품과 나폴레옹, 링컨, 간디, 처칠, 루스벨트, 케네디, 후르쇼프, 닉슨, 카터, 레이건, 클린턴, 부시, 오바마 등 유명 정치지도자들의 어록이나 연설문, 자서전도 주요 대목들이 오역 또는 왜곡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中略.... 번역에서의 신중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오역은 독자(국민)에 대한 ‘죄악’이자 원저자에 대한 ‘죄악’이다. 번역서가 원저자의 훌륭한 생각이나 발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왜곡시킨다면 이는 죄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역은 역사와 사실을 왜곡하고 인간의 지식세계를 파괴하며 나라의 문화와 학문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번역자의 불성실이나 무지, 또는 해당 국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오역이 도처에 널려있다.

 

문학작품과 학술서적, 성서, 가요, 영화, 외교문서 등은 물론이고 교과서에도 오역된 내용들이 버젓이 실려 있다. 예컨대 민주정치의 대장전(大章典)의 하나인 링컨의 그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은 지금도 국내 교과서에 오역된 채 수록돼 있다. 초·중·고·대학생들의 각종 과제물은 물론이고 교수 등 전문가들의 연구논문도 오역된 용어나 내용을 바탕에 깔고 작성된 것들이 상당수에 달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학교수업은 물론이고 설교, 강연, 방송의 시사토론과 퀴즈문답 및 연예프로그램, 정부정책설명회 등에서 오역 문구(文句)가 버젓이 인용되고 있다.

 

특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어떤 자료나 문헌에 나와 있는 오역된 단어와 문구, 문장들이 다른 서적이나 논문, 리포트 등에 광범하게 재인용되거나 교차 인용됨으로써 우리의 지식세계를 거짓과 왜곡의 장(場)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오역된 문학작품을 토대로 작성된 학위논문도 있다. 번역가의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2001년 9.11테러가 말해주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은 하루 전날 통신감청을 통해 9.11테러의 주범 알 카에다 소식통으로부터 “경기가 곧 시작되려 한다”“내일이 행동개시의 날이다”라는 아랍어로 된 결정적인 메시지를 접수했지만 이를 사흘간이나 번역하지 않고 방치, 국방부와 군부대, 보안기관에 알리지 않음으로써 테러공격 대비에 결정적인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만약 이 두 개의 메시지가 각각 “The match is about to begin.” “Tomorrow is zero hour.”로 번역돼 모든 정보기관과 안보부서에 즉각 전달됐더라면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나 국방부청사 공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자체분석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외신부장-편집국장 출신의 저자가 다년간 영문 뉴스 번역과정에서의 경험 등을 토대로 하여 저술한 이 책은 문학작품과 역사 철학 과학을 포함한 각종 교양-학술서적은 물론이고 교과서, 성서, 영화, 가요, 외교문서와 언론보도 및 세계지도자 등 저명인사들의 어록과 자서전, 인터넷 등에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오역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오역들이 인류사에 끼친 영향과 함께 거짓과 사실왜곡으로 어떠한 폐해를 가져왔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대한 핵폭탄 투하, 독일의 미 백악관 폭격포기, 미국의 베트남 전면전 개입, 현실 사회주의의 종말과 함께 동서 냉전체제의 해체를 앞당긴 베를린장벽 붕괴, 9.11 테러 등 인류의 역사를 바꾼 대 사건들은 따지고 보면 오역이 빌미가 됐거나 오역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美蘇 냉전도 1956년 소련 공산당 지도자 후르쇼프의 대(對)서방 연설을 미국측이 오역하면서부터 심화되기 시작했으며 오역된 이 연설에 존슨 미대통령이 대응연설을 한 사실을 소개한다.


1999년 미국 화성탐사선의 우주폭발과 1977년 탑승자 583명이 사망함으로써 사상 최악의 민항기 참사로 기록되고 있는 KLM-팬암기 충돌사고는 오역이 주원인이었다고 밝힌다.

 

또한 사상 최악의 민간 선박 침몰사고인 1912년의 ‘타이타닉’ 참사도 구조과정에서 선장의 지시가  오역돼 전달되는 바람에 희생자 수가 늘어났음을 지적한다. 이 책이 소개하는 오역의 폐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6세기 프랑스에서는 ‘플라톤의 대화편’(The Dialogues of Plato)을 오역했다는 이유로 에티엔 돌레(Etienne Dolet)라는 저명학자가 처형됐다.

 

2005년 5월 11일 중국에서 촉발된 세계 금융시장 패닉과 1984년 미국 자산규모 7위 은행 컨티넨털 일리노이 뱅크의 파산은 모두 오역된 언론보도가 주원인이었다. 1991년 미 국제항공사 이스턴 항공의 파산은 오역된 광고문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이 한 원인이었다.

 

미국의 GM과 포드, 코카콜라,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 등은 해외에서 현지어로 자사 제품 광고문을 번역해 판촉에 들어갔으나 오역 때문에 마케팅에 실패하고 매출이 급감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주의 신비와 함께 아직도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화성인의 존재라든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종말론, 노동인구의 파괴적인 감소로 봉건 장원경제의 붕괴와 함께 중세유럽의 몰락을 앞당긴 흑사병, 기독교의 원죄론(原罪論)과 속죄양(scapegoat)이론은 오역에서 비롯됐다고 설득력있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중국의 자금성(紫禁城)이 영어로 ‘금지된 도시’라는 뜻의 ‘Forbidden City’로 번역된 것이나, 크렘린의 모스크바 중앙광장이 ‘붉은 광장’(Red Square)으로 명명된 것, 그리고 제왕절개(帝王切開, Caesarean section/Caesarean operation) 이름 역시 오역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국내에서는 좌파진영이 1948년의 유엔결의를 오역하는 바람에 유엔이 인정한 대한민국의 ‘한반도 유일합법정부’가 부정되는 등 우리의 현대사가 왜곡됐다고 밝힌다. 정치권과 일부 좌경매체에서 오역된 문구 인용과 오역보도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고 대통령을 공격한 사례를 지적한다.

 

오역 때문에 반정부-반미시위가 발생하고 정부와 국제민간기구 사이에 갈등이 고조됐는가 하면, 정부와 주한외신기자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대검찰청은 2001년 전국 대학가에서 학생들과 재야단체 주도로 ‘한미전시접수국지원협정’(WHNS) 반대시위가 잇따른 것을 분석한 결과 협정명칭에 ‘접수국’이라는 오역이나 다름없는 표현이 들어감으로써 마치 한국이 미국의 점령국이나 식민지 같은 잘못된 느낌을 갖게 했기때문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WHNS가 ‘Wartime Host Nation Support Agreement’의 약자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 한국이 주체가 되어 전략전술을 실행하면서 물자 등 병참지원을 하는 것을 뜻하는 만큼  ‘한미전시병참지원협정’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고 협정체결 주무부처인 외무부에 건의했다.

 

당시 WHNS를 거부하기위해 국내에서는 전대협, 전교조, 전민련, 전농 등 17개 재야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반도 비핵군축 실현과 전시접수국 지원협정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표 桂勳梯)가 발족했으며 서울대, 고려대 등 전국 주요 대학에서 20여 차례의 시위, 집회, 단식농성 등이 잇따랐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한 일부 언론의 오역 보도는 사실을 왜곡하는 온갖 루머와 괴담까지 퍼뜨리게 하면서 100여 일간 수도 서울을 사실상 무법천지로 만든 ‘광우병촛불시위’를 격화시키는 원인의 하나를 제공했다.

 

같은 해인 2008년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한국의 ‘광우병 촛불집회’의 인권침해여부와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를 한국어로 번역, 배포하면서 일부 오역이 드러나 한국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한 독도영유권과 관련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오역된 기사를 근거로 대통령을 공격하며 매국노로 몰아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역된 기사란 2008년 7월 9일 열린 홋카이도 한일정상회담에서 “교과서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일본영토로)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당시 일본 총리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今は困る。待ってほしい)고 답했다고 7월 15일자에 보도된 것을 말한다.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성명을 발표했고 일본정부도 공식 성명에서 이 신문기사가 오역임을 인정했다. 해당신문도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못하고 인터넷에서 즉각 이 기사를 통째로 삭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일부 좌파세력들은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1천 886명에 달하는 소위 ‘국민소송단’이란 것을 구성, 대통령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오역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려 했으나 패소하고 말았다. 뒤에 알고보니 ‘자제해달라’는 영어 단어 ‘hold back’을 ‘기다려 달라’로 오역한 것이었다.

 

이 오역 소동은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012년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외교문서 공개를 계기로 재연됐다. 오역 때문에 국내에서는 사람들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생겼다.

 

쥐잡기운동이 정부 추진과제로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1970년대 ‘인체에는 거의 무해하다’는 오역된 쥐약봉지의 설명서를 사실로 믿고 시험삼이 쥐약을 먹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오역된 문장이나 문구가 정부정책을 설명하거나 정책추진에 이용된 사례도 많았다. 예컨대 한국이 1960-1980년대 가난극복 등 경제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실시했던 산아제한운동의 이론적 근거는 우리말로 오역된 맬서스의 ‘인구론’ 이었다.


이 책을 쓰면서 필자는 가장 나쁜 번역으로 의도적인 오역을 지적하고 있다. 영어사전에도 ‘의도적인 오역’이란 말이 나온다.

 

willful/purposeful/intentional misinterpretation이 그것이다. 언론 보도에서 주로 발견되는 의도적인 오역이란 실수나 무지에 따른 번역이라기보다는 보도의 방향이나 결론을 미리 설정해놓고 여기에 짜 맞추는 식의 번역이다.

 

이러한 오역에는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등 이데올로기적 요소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진영논리 까지 개입되면서 사실을 더욱 더 왜곡, 오도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책이 감히 사실관계 존중의 정명(正名)차원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지적하는 ‘오역으로 인한 사실왜곡 사례’ 한 가지를 문학작품에서 보자.

 

퓰리처상에 빛나는 Harper Lee의 1960년 소설 가운데 ‘To kill a mockingbird’라는 것이 있다. 이 소설은 국내 몇몇 출판사에서 ‘앵무새 죽이기’라는 동일 이름으로 출간했으나 제목부터 오역이 돼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제대로 번역하면 ‘흉내지빠귀를 죽이다니’ 정도가 된다.

 

1962년에 Robert Mulligan 감독에 의해 Gregory Peck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에 ‘앨라배마 이야기’란 제목으로 소개됐다.

 

두 새는 다른 동물의 소리를 흉내 내는 일부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근한 ‘앵무새’로 번역했다는 역자의 마음은 이해되나 조류 분류학상 목(目)부터 뿌리가 다르다. 흉내지빠귀는 참새목 흉내과에 속하지만 앵무새는 앵무목 앵무과에 속한다. 소설의 배경이 된 미국 남부지역에 흉내지빠귀는 흔하지만 앵무새는 거의 서식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다음에 있다. 이 작품에는 흉내지빠귀의 특성이 묘사돼 있어 교사가 앵무새의 특성을 작품 밖에서 더 자세히 조사해오라는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이 엉터리 내용의 숙제를 해오거나 혼동을 겪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구굴 검색창에 ‘앵무새 죽이기’를 쳐넣으면(검색일자 2013년 10월 30일)하면 26만 1천개의 관련 글이 뜬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흉내지빠귀아닌 앵무새(parrot)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서평이나 독후감, 리포트, 연구논문, 학위논문으로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한 정의로운 백인 변호사가 억울하게 성폭행 누명을 쓰고 있는 흑인남자를 변론하다가 이웃 백인들로 부터 온갖 조롱과 멸시를 당한다는 내용이다.

 

변호사는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만, 백인으로만 구성된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리고, 흑인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도중 도주하다가 사살되고 만다. 여기서 흑인은 ‘무죄의 상징’(innocent creature)인 흉내지빠귀에 비유된다.

 

김범식

 

 

상기 기사는 서부뉴스 2013년 11월25일자(제196호)와 포털싸이트 daum(뉴스-안산), 경기도 광역주간신문 서부뉴스, 경기도 지방일간신문 경인매일에도 함께 보도돼 언론의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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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식 (kyunsik@hanmail.net)

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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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ana
    2015- 10- 21 삭제

    It's really great that people are sharing this <a href='http://pzhejkjih.com'>inoramftion.</a>

  • Mihail
    2015- 10- 18 삭제

    At last some rattanoliiy in our little debate.

  • 인생43
    2013- 11- 27 삭제

    오역이 많네요!!!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영문학도, 통번역 수강생 등 조금 더 수준 높은 영어실력을 갖추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듯합니다...

  • skh3928
    2013- 11- 22 삭제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가 있지도 않은 사실이라는것에 화가나네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책을보고 역사를 바로 안다는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 책사랑
    2013- 11- 22 삭제

    이책에 관한 언론보도자료가 많이 나왔네요... 오역의 제국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내용(서평 및 반응) 모음   ▲동아일보(2011.10.11) = 교육부는 최근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

  • yjhyts
    2013- 11- 22 삭제

    음식 육회를 six-time 으로 적는 웃기는 일이 있네요 오타도 문제지만 오역도 문제네요

  • kimms
    2013- 11- 22 삭제

    대박!!! 정말 엄청난 오역사 자료내요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듯합니다. 정말 방대한 자료가 다양하게 실려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