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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9-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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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아름답게 공존한다

성주밖에서

기사입력 2022-05-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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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힐링공간, 성주 경산리 성밖숲에 가면, 최고령 왕버들 나무가 버선발로 뛰어나와 반겨준다.


성 밖에서 안을 품은 숲이란 뜻의 성밖숲에는 하나같이 지팡이를 짚은 500살 넘은 왕버들 나무들이 맥문동 푸른 싹들을 발치에 키우며 숲을 이루고 있다. 성주 성밖숲은 1380년대에 성주읍의 지세를 흥성하게 한다는 풍수지리사상에 따라 조성된 숲으로 300~500년생 왕버들 59주가 자라고 있다.

 

왕버들 나무의 거대하게 뻗어나간 가지마다 생명력 넘치는 연두빛 나뭇잎들이 하늘을 덮고 있다. 연두빛으로 치장한 봄 하늘은 온통 맑고 푸른 기운으로 넘실댄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온 몸이 쇠해 지팡이를 짚고도 늘 푸름을 전하는 노목의 기운 앞에 작은 어려움도 견디기 힘들어 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며 숙연해진다.

 



성밖숲에는 약 1Km의 둘레길이 있다. 둘레길을 산책하는 데는 10~15분 정도 걸린다. 유유히 흐르는 강 풍경과 함께 바라보는 숲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성밖숲 옆에는 이천이 흐르고 있어, 강과 숲의 풍경을 다 맛 볼 수 있어서 일석이조이다.

 

도심 속에 있는 성밖숲의 5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왕버들 나무 아래 앉아서 옛 친구에게 오랜만에 한 통의 전화를 걸거나, 한 권의 시집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힐링하기 위해 아주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도심 속 공원, 성주 성밖숲에서 우리는 자연과 아름답게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오랜 세월 속에서도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견디고 있는 왕버들의 존재감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아낌없이 베풀어 주는 자연 앞에서 또 배움을 얻는다.

 

2022년 다시 오지 않을 봄날이 가기 전에 빛의 각도에 따라 각양각색의 빛깔로 물드는 성밖숲에서 인생사진 한 컷 남겨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 장정인
사진 : 이상욱/김윤탁




 

김대중 기자 (koreainews@naver.com)

김범식 (kyunsi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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