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한민국이 종주국으로 알려진 태권도의 날이다. 태권도의 날은 2006년 세계태권도연맹이 9월 4일을 태권도의 날로 정했지만 이런 이유에는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03차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로써 20주년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해방 전후 국내에 무술들을 가르치는 도장들이 설립되었는데 1944년 설립된 청도관을 필두로, 송무관, 무덕관, 조선연무관 권법부, YMCA 권법부 다섯 개의 도장이 그것들이다. 5대 기간 도장 중에서도 영향력이 큰 도장은 청도관과 무덕관이었다.
청도관은 최초로 설립된 도장으로 이후 태권도계에서 비중 있는 인물들도 많이 배출했고, 무덕관 역시 1960년대 태권도 수련생의 75%가 수련했다는 말도 있을 만큼 큰 영향력을 끼쳤다. 과거에는 태권도가 남성 위주의 무술이었다면 지금은 남녀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어릴 적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은 필수였다. 좀 더 시간이 지난 학원폭력이나 심야시간대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호신술로도 널리 활용된 태권도는 전 국민 모두가 검은 띠는 몰라도 청색 띠는 매고도 남음이 있다. 태권도는 운동 이라기 보다 무술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가 유단자라는 전제에서 태권도는 빠지지 않는 으뜸 종목이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친 장병이라면 의무적으로 단증 심사를 보도록 훈련과정에 포함되어 있으며 공격형 동작보다 방어형 동작이 더 많다는 점과 유단자가 되어 익히고 숙달되도록 몸에 배이게 하려면 지속적인 수련이 필요하다.
특히 고려는 고려 시대 선비의 강인한 정신과 굳은 의지를 상징하는데 힘의 표현과 자세의 안정감이 자리를 잡으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약간 공격형이라 할 수 있는데 한 단계 올라가면 금강으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고 변하지 않는 굳건함을 의미한다.
자세의 완성도와 중심 유지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는데 하체 안정성 강화와 균형감 향상 등 제법 우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3단에서는 태백으로 칭하는 고수로 접어들게 된다. 태백은 밝음과 순수함을 의미하는 품새로서 우리 민족의 시조와 연결된 상징성을 담고 있다.
비교적 역동적인 움직임이 많은 편인데 발차기 기술과 연결 동작의 비중이 증가하며 보다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빠른 방향 전환과 다양한 연결 기술, 그리고 리듬감 있는 움직임은 한 마리 학처럼 우아하면서도 무형의 속도감을 갖출 수 있다.
끝으로 평원은 넓고 평탄한 대지를 상징하는 품새인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정적인 중심 유지와 넓은 보폭 활용, 그리고 유연한 움직임은 이미 경지에 이르고 있음을 자타가 공인하게 된다.
다른 운동도 체력향상에 도움이 되겠지만 평소에 이 4가지 품세만 꾸준히 연마하면 모든 동작이 몸에 베여 굳이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몸이 기억한다. 당연히 본능적인 방어 동작이 자신을 보호하는 경호원이 장전된 것이나 다름없으며 어설프게 연장 들고 덤비는 동네 양아치 한 둘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했던가. 막상 현장에서는 일단 선방이 중요하다. 상대가 숫자를 믿고 건들댈수록 빈틈은 많은 것이며 특히 주머니 손이라도 꼽고 있으면 나 잡아 잡수라고 들이대는 것이나 진배 없다. 인간이란 무기만 없으면 들고양이 한 마리도 못 이길 만큼 연약하다.
그러기에 온몸에 급소 천지인 인간이 막상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영화에서나 폼나게 싸우지만 무리들이 한 번에 덤비면 속수무책이다. 태권도가 몸에 충분히 배인 사람과 운동이라곤 스마트폰 들고 손가락만 까닥거리던 사람이 같은 조건에 몰린다면 결과는 어떨까.
일단 살아남아야 따지고 말고 할 것이지 중상이나 자칫 사망사고라도 나면 이긴들 뭐할 것이며 보상을 받거나 가해자가 교도소에 들어간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급상황에서 태권도는 안 배운 것보다 호신용에 크게 도움이 된다.
아무리 정당방위라 하더라도 흉기를 들면 살인미수로 합의봐도 힘들어질 것이고 일단 덜 맞거나 안 맞거나 그것도 어려우면 36계도 병법중 하나다. 상황이 불리한데 객기를 부리며 억지를 쓰면 당한 사람만 바보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경찰이 제 역할을 못하는 세상에 다음 달이면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지니 어찌할까 각자가 자기 몸은 스스로가 알아서 방어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숱하게 많이 맞고 맞은 만큼 패본 경험자로서 인간은 나약하다.
어설프게 패면 덤비니 다부지게 패야 맞는 것이고 그럴 자신이 없거나 치료비, 합의금 줄 여력이 안 된다면 눈 감고 입 다물고 귀 막고 사는 것도 방법이다.
법이 모든 걸 해결한다고 믿는 국민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검사들이 실직하면 누가 활개 칠까. 조직폭력배들이 이 때다 하고 나댈까 천만의 말씀이다.
각자 밥그릇이 있는 것이고 어설프게 설치다 경찰이 집중단속 시작되면 어찌될 지 뻔히 아는데 동네 양아치라면 몰라도 계보가 있거나 강력반 경찰의 관리대상이라면 사소한 일에 연장을 들거나 나대지 않는다. 과거에는 물리적 충돌이 잦았지만 지금은 그런 풍경조차 볼 수 없다.
다시 결론으로 돌아가 각자의 건강과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들이 아침마다 공원에 모여 고려, 금강, 태백, 평원, 4가지 품세를 수련하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서서히 움직이다가도 끊어치는 동작에는 강한 날이 서려 있고 우리 조상들의 배려와 양보, 그리고 선함과 강인함이 고루 베여 있는 수양의 극치라 볼 수 있다. 입만 살아서 소리치는 여의도 국회의원 나리들부터 정신 차리고 국민들과 함께 태권도를 수련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오락에 빠져있는 청소년들도 가족과 함께 태권도를 연습하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를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적어도 건강한 국민이 건전한 심성을 갖게 되는 것이며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다.
덕암 김균식